"살려주세요."
멀리 가림막 너머로 자동차 소음이 들려왔다. 그건 마치 누군가 일부러 퍼뜨린 질 나쁜 소문처럼 A구역을 한 바퀴 휘감고 사라졌다 다시 나타났다. 단지 장막 한 장이 드리워졌을 뿐인데, 그 소리가 너무 아득하게 느껴져 울음이 날 것 같았다. 아랫도리에서 칼로 에는 듯한 고통이 전해졌다.
나는 힘주어 콘크리트 조각을 쥐었다. 멀리 보이는 장미빌라는, 모텔과 교회는, 아파트는 여전히 평화로워 보였고, 나는 이 출산이 성공적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 80P ~ 81P
<벌레들>을 읽는 내내 주인공이 너무 안타까웠다. 모든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려가고, 주인공 혼자 바득바득 희망을 가지고 용을 쓴다.
첫 아파트를 가진 주인공 부부.
아파트 어디선가 폭력의 소리가 들리고 집안의 상태는 엉망이었다. 그러나 깊은 새벽까지 집 정리를 하고 그들만의 집을 꾸몄다.
A구역 재개발 공사의 잦은 소음., 나무의 쓰러짐과 벌레들의 잦은 출현.
A구역 재개발이 진행된다. 주인공 부부가 언급한 오래된 나무가 쓰러졌다. 그 뒤로 왠지 많은 벌레들이 아파트로 유입되는 것만 같다. 아파트의 많은 벌레들로 그녀의 신경은 피폐해진다.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해 그녀는 용기를 갖고 소음을 견디고 벌레들을 처치한다.
점점 집에 돌아오지 않는 남편과 그와의 결혼 반지, 그리고 집안으로 들어오려고 필사적인 벌레.
잦은 야근인 남편. 가장 끔찍한 벌레가 나타났지만, 그에게 방해가 될까 전화를 하지 못하고 직접 처리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결혼 반지가 벌레와 함께 A구역 속으로 떨어진다. 왠지 결혼 반지를 지켜야겠다는 그녀, 새벽 1시에 임신한 몸을 겨우 이끌고 A구역 속으로 들어간다. 뽑혀진 나무 속에는 셀 수 없는 벌레들이 떼를 지어 도심 속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 광경을 두려움 가득한 보던 그녀. 그 때 그녀는 출산통이 시작된다.
아파트의 의미. 각종 벌레들의 의미. 남편의 잦은 야근의 의미. 결혼 반지의 의미보다
'나는 힘주어 콘크리트 조각을 쥐었다.' 는 문장이 마음에 든다, 상황이 아무리 안좋아도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강행한다는 점이. 소설은 그 대목으로 끝이지만, 부디 그녀에게 큰 행운이 찾아와 잘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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