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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옥 씨는 입을 크게 벌려 과자를 반쯤 베어 물었다. 처음에는 '아유 달어' 하고 살짝 몸서리쳤지만, 곧 프랑스 전통 과자의 그윽하고 깊은 단맛, 부드럽고 바삭한 식감을 조심스레 음미했다. 하지만 얼마 안 돼 기옥 씨의 안색은 이내 어두워졌다. 기옥 씨는 왠지 울 것 같은 얼굴로 나지막하게 웅얼거렸다.
'왜 이렇게 단가 ······ 이렇게 달콤해도 되는 건가 ······'
- 199P
"그 일 ······ 제가 하면 안 될까요?"
하지만 기옥 씨가 그 얘길 꺼내기 전부터 파트장의 얼굴은 이미 흙빛으로 변해 있었다. 기옥 씨는 그걸 의식하지 못한 채 천진하게 눈을 끔뻑였다. 아들의 편지를 읽은 뒤 정신이 멍해져, 본인이 방금 전 벤치 위에 두고 온 게 무엇인지 알아채지 못한 까닭이었다.
- 201P
기옥씨는 50대 중반의 탈모가 심한 여성이다. 남편을 일찍 여의고 혼자 산다. 일은 인천 공항 화장실 청소를 하며, 여유롭게 쉴 내일의 추석을 고대하는 중이다. 그녀의 아들은 절도와 폭행으로 구치소에 있고 그가 보낸 편지에는 어처구니가 없기도 하였다.
화장실에서 보았던 아이의 어머니가 말간 얼굴로, 마카롱을 기옥씨에게 주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또, 아들의 어처구니 없는 편지를 읽고 아주 단 마카롱을 먹은 기옥씨가 왜, 휴일날 일을 하려고 하는걸까?
그녀의 하루하루 살아가는 원동력은 무엇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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