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소설

비행운 : Day 6. 큐티클

Chipmunks 2018.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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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가 젖으면 안되는데 걸음마다 자꾸 구정물이 튀었다.

...

"태워줄까?" 물었다. 운전석 옆으로 그녀가 벗어둔 하이힐이 보였다. 친구는 무척 말랑말랑해 보이는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내가 괜찮다고 사양하자 친구는 방긋 웃고 떠났다.

- 232P


에라 모르겠다 싶어 알루미늄 따개 부분에 과감히 손가락을 갖다 댔다.

그러곤 손끝에 힘을 줘 딸각 따개를 들어 올렸다. 치익 -

청량하게 탄산이 빠져나오는 소리와 함께 순간 검지 손톱이 찢어졌다.

- 241P


"나 사실 여행 안 좋아해."

"뭐?"

친구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였다.

"진짜야. 내가 언제 너한테 여행 가자고 하디. 돈 굳어서 좋다, 야."

- 243P


뽐낸 듯 뽐내지 않은, 불편하지만 나름의 자신감이 있는 옷 차림으로, 친하지 않은 친구의 결혼식을 갔다 여러 붕변을 당하는 이야기이다. 평소 손톱에 돈을 쓰는 것 조차 사치라 생각했던 그녀가, 어째선지 동네 네일샵에서 만 오천원을 주고 관리를 받는다. 내심 예쁘게 꾸민 손톱을 자랑스러워 하지만, 결국 알아보는 이도 없고 급기야 망가지기도 하여 창피함의 속성을 가지게 된다.


유독 지지리 운이 없었던 한, 28살 여성의 이야기다. 어설픈 허영심으로 평소 해보지 않은 것들을 시도하다 되려 화를 일으키는 것을 경험 했었다. 그 이후 새로운 것에 대해 왠지 부정적으로 바라봤었다. 동시에 동경심이 더 커졌다. 현재 그 순환고리에 질려, 작 중 마지막 주인공의 모습처럼 체념 상태이다. 나 자신을 솔직하게 바라보고 허영심 없이 나 자신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됐다. 신기하게도 결국 그 때의 경험들은 나를 바라보고 더 성숙해지는 발판이었음을 깨달았다. 주인공도 부디 마음 편하게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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