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움직일 수 없는 물건들이여, 그대들에게 영혼이 있느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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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가 원했던 게 뭔데 그래?" "사람 흉내를 내는 물건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사는 것이었지." ... 이내 카페 안 ... 손님들이 모두 폭소에 가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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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걸 달고 있는 주제에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어쩌면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지? ... 내가 진짜 묻고 싶은 건 이거야. 살아 움직이는 인간들이여, 그대들에게 진정 영혼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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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기계야. 그럼에도 우리 자신이 살아 있다고 생각하지. 그런 환상을 품도록 우리 뇌가 프로그래밍되어 있기 때문이야. 땅콩 자동판매기와 당신 사이에 차이점이 있다면, 그건 당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것뿐이야. 꿈에서 깨어나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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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뤽과 사람처럼 말하는 물건들, 갑작스레 만난 가슴이 마음에 들었던 강도 여성이 그 인물이다. 그의 세계에는 사람처럼 대화가 가능한, 기계가 내장된 물건들이 흔한 세계다. 마지막 그녀의 대사가 가장 인상적이다. 우리는 모두 기계라고, 더 이상 지구 상에 살아있는 유기체는 없다고, 사랑이란 감정은 우리에게 환상이고, 단지 당신은 꿈을 꾸고 있을 뿐이라고 그녀는 그에게 말한다.
고도로 기술이 발달된 세계. 지구 상에 살아있는 유기체가 없는 세계.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 들인다면 모두가 기계인 셈이다. 추측컨데, 둘은 모두 인간이다. 인간의 신체 부분을 기계로 대체할 수 있는 미래이며 그들은 일종의 사이보그일 것이다. 그 근거는 사물들이 말을 하기 시작 하기 전 그는 존재했으며, 그는 감정을 가졌으며, 기술이 점차 발달하면서 사물들이 간단한 말부터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런 미래의 기술에 그녀는 더 이상 인간이란 없다며, 뇌 조차 일종의 프로그래밍 되어 있을 뿐이라며 사랑의 감정을 더 이상 믿지 못한다. 인간의 감정과 살아 있다는 생각, 꿈 모두 뇌의 환상일 뿐이라며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
그녀의 생각에 어느정도 동의를 한다. 우리는 어쩌면 유기적으로 프로그래밍 된 존재일지도 모른다. 고도로 정밀하고 복잡한 우리 몸 안의 신경망과 전기적 신호를 주고 받아 상황을 파악하고 우리 몸을 조절하는 뇌 모두 해당된다. 우리가 생각을 하는 것도 머릿 속에 많은 화학적 반응들의 연쇄 작용일 뿐이다. 우리의 감정은 우리 몸에서 분비하는 여러 호르몬들의 화학적 반응이다. 어쩌면 우리 몸은 가장 단순할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과연 인간의 감정은 실존하지 않는걸까? 우리의 착각일 뿐일까? 그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인간이란 개체는 모두 그 세밀한 DNA는 다르지만 기본 뼈대는 동일하다. 정상적으로 태어났다면 우리 모두 뇌를 가지고 있으며, 이성적으로 사고하며, 감정을 지니고 있다. 적어도 인간들끼리는, 동일한 구조의 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성과 감정을 서로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자연적으로 동일한 구조를 가지는 뇌를 기계로 대체하지 않는 한, 몸의 일부분을 기계로 대체하고 있다 하더라도, 같은 구조의 뇌에서 나오는 동일한 이성과 감정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의 감정은 적어도 인간들끼리는 실존한다. 강도인 그녀는 적어도 본능적으로라도 사랑이 무엇인지 그와 함께 이해하며 공유할 수 있다. 단지 그녀 스스로 그 감정을 부정하는 것 뿐이다.
인간이 아닌 다른 누군가, 다른 동물과 식물일 수도, 아니면 우리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로 발달된 외계인이 보기에는 인간들도 단지 프로그래밍 되어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성까지 기계로 대체할 수 있다면, 기계와 대조되는 남은 것은 인간만의 '본능'과 '감성'이다. 내가 주인공 뤽이라면, 기계로 절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만의 본능, 사랑으로 끊임없이 설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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