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소설

나무 : 8. 가능성의 나무

Chipmunks 2018.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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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은 구절

오늘 아침에 나는 어떤 섬에 있는 거대한 건물을 상상했다. 건물 한복판에는 컴퓨터가 있고, 거기에 가능성의 나무라는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다.
(...)
간밤의 꿈이 내 상상력을 자극하여 빚어낸 생각이란 위와 같은 것이다. 나는 이제 그 생각을 새처럼 허공으로 날려 보내려 한다. 오늘밤엔 잠이 잘 올 것 같다. 꿈에서 나는 또 다른 영감을 얻으려고 애쓸 것이다.

리뷰

단편 소설집의 타이틀 작품이다. 지극히 문과적인 사람의 독톡하고 흥미로운 상상이었다. 재미와 별개로 읽는 내내 나는 다소 회의적이었다.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모든 사건들이, 많은 전문가들이 모인다면 예상할 수 있는 범위라고 밝힌다. 정보 기술이 발전한 오늘날 혹은 미래에, 거대한 슈퍼컴퓨터를 만들어 '가능성의 나무' 이름의 프로그램에 많은 연구자와 전문가들이 자신의 지식을 입력하여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예상한다.

화자의 논리는 과거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떤 주기를 파악해 앞으로의 일을 예상한다는 논리다. 즉, 역사의 순환성을 전제로 서술한다. 그러나 나는 이 순환성에 의심을 품었다. 물론 과거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을지 모르지만 그 때와는 물리적인 세계 자체가 다르므로, 순수하게 같다고 얘기할 수 없다. 역사는 주기를 가지고 순환하는 것이 아니라, 늘 새로운 상황을 가지는 직진성을 가진다.

오늘날, 상당량의 과거 데이터로 특정 상황에 한해 얼추 비슷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술까지 도달했다. 그러나 아직도 미래는 예측 불가능한 불확실성의 세계이므로, 그에 수반하는 오차는 필연적이다. 더불어 인간들의 패턴과 인간의 지식들을 모두 기계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인간의 도움이 있어야 패턴이 입력되며, 각 사람들의 지식들을 흡수할 수 있다. 소설 속에 나오는 그 인공지능 컴퓨터는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소설 자체는 매우 짧은 편이다. 읽기에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읽는 나로 하여금 작가가 그와 같이 상상력을 발휘해보게 만들어, 작가의 세계에 잠시 들어갈 수 있었다. 그의 재미난 세계는 읽는 이로 하여금 많은 영감을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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