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2월도 끝났다.
길었던 캠프도 끝났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끝이 있으면 시작도 있는 법.
2월을 다시 돌아보고, 새로운 3월을 맞이하자.
지난 3/1 금요일에 휴일을 맞았다.
집에 있는 걸 좋아하지만.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날에 집이면, 갑자기 우울해질 때가 있다.
작년부터 동네 이웃인 친한 형도 오늘은 혼자랜다.
자기도 집에 있기 갑갑해서 운전 연습도 할겸, 사이드 프로젝트나 하고 밥이나 먹자고,
오후 3시에 시내 공원으로 모였다.
거리에 사람이 왜 없는가 했더니, 칼바람이 불더라. 😅
칼바람조차 있는 힘껏 품었다.
기분이 한결 나아지더라.
사이드 프로젝트도 이야기하면서 하다가,
12월부터 한 개발 캠프 이야기도 나왔다.
며칠 전 회식에도 캠프 에피소드를 잠깐 나누긴 했지만, 흘러가는 이야기였다.
캠프가 끝난 지금
나에게 캠프는 어땠는지,
입을 열기 시작했다.
" 완전 이것만 생각했죠. "
지난 12월부터 2월까지 '스마일게이트 개발 캠프' 를 했다.
이 기간 만큼은,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끝이 예정된 기간이라 그런가, 더욱 애정을 가졌었다.
얼마나 애정을 가졌냐면,
캠프의 시작부터 끝까지 회고하고,
모든 메신저 대화를 돌려봤다.
캠프를 하면서 최소 10번 이상은?!
굉장한 집착같아 보이는데, 나도 이런 적이 없었다. 😅
평소에도 과거를 많이 돌아보지만,
흘러가는 하루 하루가 아쉬웠던 적은 처음이다.
얼마 지나지도 않았건만, 왠지 모르게 금방 그리워지더라.
그 때 감정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었다.
같은 공간에 있었던, 모든 이의 감정과 사고를 생각한다.
내 선택이 올바른지, 보완할 점은 없는지, 배울 점은 무엇인지, 상대방의 사고 흐름이 무엇인지
한 발자국 떨어져, 기억을 재생한다.
" 캠프를 하면서 얻었던 점이라... 사실 나는 안 그래야 겠다, 가 더 많았음요. ㅋㅋㅋ "
캠프 때 만난 사람과 많은 에피소드.
내가 뭘 얻었을까?
내가 배우고 싶은 점이다! 도 있지만,
이거는 좀... 😅 나는 안 그래야겠다, 의 비중이 훨씬 크긴 하다.
한 3 : 7 정도?
물론 농담 반 진담 반이다. 😁😁
좋은 게 좋은 거지~
난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프로불편러가 된 느낌이다. 😇
정말 개인적인 것 말고 대표적인 해프닝 몇 개를 소개한다.
개인적인 건 만나서 오프 더 레코드로 ㅎㅎ
면접 때 당황스런 질문을 받았다.
질문이 어려워서 당황했다기 보다는
'이 이야기를 지금 꼭 해야 하나?' 싶은 질문이 두 개가 있었다.
감정과 의도는 이해가지만,
대답해야 하는 나도 곤란하고, 듣는 다른 면접자도 썩 유쾌하진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빨리 넘어가도록 얼버무렸었다.
참고로 분위기 자체는 밝았고 (아마도?), 흘러가는 대화 정도긴 했다.
그래도 내가 다른 사람 입장이었으면, 씁쓸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
당시엔 별 생각 없을 수도 있지만 면접을 돌아보면 돌아볼수록, 그런 감정을 느끼진 않을까 싶은 우려가 든다.
질문을 듣는 나도 면접관님의 가치관과 성향을 부정적으로 오해할 뻔 했다.
아 뭔가 사람을 좀 차별하고, 개발자 선민의식이 있으신 분인가~? 싶었으나,
절대 아니라는 것, 한 95% 정도는 내가 보증한다. 😁
다른 해프닝은 굉장히 사소하지만 웃긴 해프닝이다.
누군가 퇴근하거나 자리를 비울 때 의자 정리를 안하고 간다.
내가 결벽증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다.
정리된 의자 사이에 홀로 의자가 자유분방한데, 어찌 눈에 안띄리?
의자를 손으로 잡고 힘을 주면 안으로 들어간다, 라는 사실을 알려주고만 싶은 충동이 때때로 든다.
의자만 정리 안하는 게 아니더라.
빈 회의실에 LED 조명이 1 시간 째 켜져 있더라. 😇
정리하러 들어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의자 네 개 중 하나가 존재감을 뿜어냈다. 🤣
어느 날 갑자기 의자가 정상(?)이라면,
'아,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가 넣어주셨구나!' 라고 생각이 들 정도다.
절대 그 누군가가 했을 거라고는 생각 안하는 게 킬포.
그 누군가는, 뒤 같은 건 돌아보지 않는 굉장히 쿨한 성격이 아닐까.
이동하기 전에, 나는 항상 내가 머무른 자리와 공간을 되돌아 본다.
'의자!'는 잘 넣었는지, TV는 잘 껐는지, 놓고 간 물건은 없는지, 화이트보드는 깨끗한지, 조명은 껐는지, 난방은 껐는지,
오늘 나는 어땠는지, 내가 실수한 건 없는지, 스스로 아쉬운 점은 없는지, 내가 놓친 건 없는지, 내일의 나는 어떨지.
어쨌든 이런 내 성향을 돌아보게 되었다.
누가 정답이라곤 단정할 순 없지만,
적어도 의자는 넣고 다니는 건 맞는 것 같다. 😗
" 캠프 끝나고 피드백 설문이 있었는데... 솔직하게 쓸까 고민 많이 되더라고요. "
피드백 설문에 남들처럼 5점 만점으로 도배하고 낼까,
아니면 나의 솔직한 의견을 쓸까,
제출 하루 전까지 고민했다.
솔직한 의견으론 절대 5점은 아니긴 했다.
피드백을 해야한다는 건, 그에 대한 해결 방안도 제시를 해야 하는 법이다.
안 그러면 진짜로 블랙리스트에 올라갈 것만 같았다. 😅😅
결국엔 솔직하게 썼다.
내가 생각하는 캠프의 문제점을 정리했다.
전반적인 방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제공 받은 서비스의 부정적인 후기도 담았다.
해결 방안도 적긴 했으나, 아이디어 정도라 그걸론 턱없이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
보는 사람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캠프가 정말로 싫어서 그렇게 낸 건 아니고,
많이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다.
사실 별 생각 없다. 블랙리스트에만 안 올라가길..!
결국에는 '캠프' 라는 것도,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서비스는 '캠프' 이고, '고객'은 지원해서 합격한 우리다. 아니 모든 지원자다.
누군가 보기엔 굉장히 주제 넘는 것 아닌가, 생각할 순 있지만
막말로 캠프한다고 그 쪽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닌데, 뭐...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지 못하고 방향성을 상실한다면, 서비스에 과연 의미가 있을까?
고객이 서비스에 맞추는 시대는 지나갔다.
소문은 빠르고 현실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캠프 그 외
2월엔 캠프에 집중한다고, 사이드 프로젝트에 집중을 거의 못했다.
지인들과 만나는 것도 못했다.
그나마 캠프 끝나고 방메들이랑 방탈출 하나 한 것?
2월달엔 카카오 다니는 친한 형이랑 동생좀 만나려고 했는데, 결국 못 만났다. ㅋㅋㅋ
언제까지 디스코드, 게임으로만 만나는거야~
안드로이드 개발자 친구랑은 몇 번 만났었는데..!
조만간 3~4월에 판교 올 일이 있는데 그 때 몰아서 봐야겠다.
그 날 형이랑 이야기 하면서 답답했던 부분도 어느정도 해소가 되더라.
일상 이야기도 하고,
사이드 프로젝트 관련 이야기도 하고,
개발 이야기도 하고,
회사나 취업 이야기도 하면서,
캠프 이야기도 하면서,
힐링이 많이 되었다. 👍
뭔가 마음 놓고 이야기해도 되는 사람이라 그런걸까.
캠프에선 필터링을 꽤 많이 걸었던 터라 해방감을 느낀 걸 수도 😂
어쨌든 3월달엔 집에만 있지말고 날좀 풀리면(중요), 공원에서 조깅좀 해야지~
아마 4월달까지는 못 본 책좀 읽고, 캠프 애들끼리 스터디 하고, 캠프 플젝에서 못한 것좀 하고, 사람들좀 만나고, 이력서도 좀 넣고, 면접도 좀 보러 다니고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당장 일하고 싶은 상태긴 하다. 😊
젊고 싱싱한(?) 자바 노예 대기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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